Seoul Bricks


거나하게 취하는 밤이면, 사실 하늘이라던가, 건물의 높고 반짝이던 풍경들 보다  한낱 차디찬 바닥들이 더 눈앞에 일렁거렸다. 

밤낮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화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그 높고 다채로운 것들보다, 그저 그 자리에 고정되어 색조차 한정적인 그 차가운 것들이 좋았다. 

 반대의 색이 무수히 바뀔 때, 어느샌가 다니던 길 하나하나 생존만이 남아 머물러 나를 응시했다. 


처절한 생존.

 

 어린 날의 청춘과 생존이 서울 곳곳에 흩뿌려져 있었다. 

 반복되는 그 길들을 보고 있노라면  뭐가 옳은지에 대해 생각할 틈이 있던가. 

 걷고 또 걷던 서울 그 길들이 하나같이 말을 건다. 



'나는 너고 네가 걸은 그 길 또한 너야.'



스크래치나고 오물이 묻어 밟히고 상처 또한 무수히 많아도 ㅡ 그 조각들의 모양이 아름다워, 상처의 사이사이 꽃이 핀다. 



만개하는 봄꽃.



 얼마나 강하면서도 여린지. 사실 자체로 청춘인 것을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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